[조달가이드 3호] 협상에 의한 계약 — 가격만 낮다고 따는 게 아닌 공고들, 70점이 선이다

나라장터 공고를 보다 보면 낙찰방식 칸에 '협상에 의한 계약'이라고 적힌 글이 있습니다. 이름만 들으면 발주기관이하고 앉아 값을 흥정하는 자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정반대 — 흥정이 거의 없는 심사 게임입니다. 제안서로 80점, 가격으로 20점을 매기고 그 합산 점수로 순위를 정해 순서대로 협상 테이블에 부릅니다. 그래서 값만 가장 낮게 쓴 업체가 지고, 반대로 실적이 얇은 1인 사업자가 역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구간도 여기 있습니다. 협상 공고가 열리는 이유, 점수가 갈리는 지점, 첫 공고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이 반복하는 실수까지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30초 요약
| 항목 | 내용 |
|---|---|
| 방식 | 물품·용역 계약에서 제안서(기술)와 가격을 함께 평가해 순위를 정하고, 순위대로 협상해 계약하는 방식 |
| 열리는 경우 | 전문성·기술성·창의성·예술성·안전성이 요구되는 물품·용역과 지식기반사업 (단순 물품, 단순노무 용역은 제외) |
| 배점 | 기초능력(정량) 20점 + 사업수행능력(정성) 60점 + 가격 20점 = 100점. 사업 특성에 따라 분야별 한도는 10점 안에서 조정 가능 |
| 합격선 | 기술+가격 합산 70점 이상이어야 협상적격. 소프트웨어·정보화 사업은 기술점수가 기술 배점의 85% 이상 |
| 공고 기간 | 추정가격 10억 원 이상 40일 / 1억 원 이상~10억 원 미만 20일 / 1억 원 미만 10일 (긴급·재공고는 10일까지) |
| 실적 요구 | 추정가격 2억 원 미만 소규모 사업은 수행실적을 평가항목에서 빼는 것이 기준 |
| 찾는 법 | 나라장터 공고의 낙찰방식·입찰공고문에 '협상에 의한 계약' 명시 여부 (이 문구가 없으면 협상 방식이 아님) |
1. 어떤 공고에 이 방식이 붙는가
협상에 의한 계약은 값으로 승부하면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사업에 붙습니다. 시스템 통합, 감리·컨설팅, 연구, 디자인, 전시 운영 같은 일이典型입니다. 발주기관이 "이 사업은 제안요청서(RFP)를 읽고 제안서를 써야 합니다"라고 못 박는 순간 협상 방식이고, 공고문 첫머리에 해당 계약이 협상에 의한 계약이라는 사실이 들어가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규격이 정해진 물품 구매나 인력을 시간제로 빌리는 단순노무 용역은 이 방식에서 빠집니다.
규칙은 이렇습니다. 계약목적물의 성격상 발주기관이 미리 규격서만으로는 요구를 다 적을 수 없는 경우, 여러 공급자로부터 각자 다른 풀이 방식을 제안받아 그중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제안을 고릅니다. 그래서 과업지시서·제안요청서가 긴 공고는 거의협상 방식이고, 반대로 규격서 한 장짜리 공고는 협상 방식이 아닙니다.
구분표에서 이 방식은 용역에 몰려 있습니다. 이번 주 마감 후보(용역 25건) 중에도 추정가격 1억~3억 대역의 시스템 감리·원가검토 용역처럼 제안서가 필요한 공고가 섞여 있습니다.
2. 점수는 이렇게 갈린다
제안서 평가는 100점 만점입니다. 크게 세 덩어리입니다.
| 평가 분야 | 배점한도 | 보는 것 | 누가 평가하나 |
|---|---|---|---|
| 기초능력 (정량) | 20 | 수행경험·경영상태·기술인력 보유·신인도 | 계약담당자(또는 사업담당자) |
| 사업수행능력 (정성) | 60 | 기술·지식능력, 사업수행계획, 지원기술·사후관리, 상호협력 관계 | 평가위원 |
| 가격 | 20 | 입찰가격 (산식은 아래) | 전산 계산 |
여기서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60점은 사람이 읽는 제안서에서 나옵니다. 기초능력 20점은 서류로 채점되고, 값은 20점뿐입니다. 값 20점 안에서 최저가와 최고가의 차이는 기껏해야 몇 점이고, 제안서에서 5점이 갈리면 값으로는 뒤집을 수 없습니다.
가격 점수 산식도 값을 무작정 낮추면 손해입니다. 예정가격(작성하지 않았다면 추정가격에 부가가치세를 더한 금액)의 80% 이상으로 써야 배점 × (최저입찰가격 ÷ 자기 입찰가격)의 정상 산식이 적용되고, 80% 아래로 쓰면 배점이 깎이는 별도 계산대로 넘어갑니다. 예정가격의 70% 미만으로 쓴 입찰자는 가격 배점의 30%에 해당하는 점수만 받습니다. 즉 싼 게 좋은 게 아니라, 예정가 대비 80% 안팎이 이 게임의 적정선입니다.
합산 70점이 협상적격선이고, 이 선을 넘는 사람이 없으면 공고는 재공고로 갑니다. 소프트웨어·정보화 사업은 줄이 하나 더 있어, 합산과 별도로 기술점수가 기술 배점한도의 85% 이상이어야 합니다.
3. 1인 사업자에게 이 방식이 유리한 이유
적격심사 방식의 용역은 실적이 점수의 대부분입니다. 3년 이내 유사 용역 실적, 이행실적 기간 같은 항목이 줄줄이 붙고, 실적이 없으면 아예 참가자격이 막힙니다. 협상 방식은 그 구조가 다릅니다.
- 추정가격 2억 원 미만이면 수행실적을 평가항목에서 빼는 것이 기준입니다. 원활한 계약이행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실적 평가가 남습니다. 공고의 배점표에 '수행실적'이 아예 없는 소규모 협상 공고가 실제로 이 규칙의 결과입니다.
- 60점짜리 정성 평가는 계획을 쓰는 사람 몫입니다. 조직 규모가 아니라 과업 이해도, 수행방법의 구체성, 일정·리스크 관리의 현실성이 점수가 됩니다. 1인 사업자도 제안서를 성실히 쓰면 채점받을 수 있는 영역입니다.
- 협상적격 순위만 들어가는 순간 게임은 1:1 협상입니다. 1순위가 협상을 끝내 성립시키면 다른 업체는 부를 수 없고, 1순위가 결렬되면 차순위가 그 자리를 이어받습니다. 순위에만 들면 기회가 남아 있습니다.
부담도 반대쪽으로 옵니다. 제안서 분량은 대개 수십 쪽이고, 평가위원이 있는 공고는 사업설명회 일정이 공고보다 늦게 붙습니다. 점수가 낮아도 이유가 통보되지 않습니다. 준비 없이 넣으면 70점을 넘기지 못하는 게 기본값입니다.
4. 공고에서 이 문구를 먼저 찾는다
협상 공고는 읽는 순서가 일반 입찰과 다릅니다. 입찰공고문과 과업지시서에서 아래부터 보십시오.
- '협상에 의한 계약' 명시 여부 — 이 문구가 없으면 협상 방식이 아닙니다.
- 평가항목과 배점한도 — 공고문 별표에 배점표가 나옵니다. 정성 60점 안에서 사업별로 세부 항목이 어떻게 쪼개졌는지가 그 공고의 진짜 요구입니다. 분야별 한도를 10점 안에서 조정한 공고는 원문 배점표를 봐야 합니다.
- 제안요청서 교부 방식과 설명회 일정 — 제안요청서 교부를 지정정보처리장치 게재로 갈음하는 공고가 많습니다. 설명회가 있으면 제안서 마감 전 40일(10억 이상)·20일(1억~10억)·10일(1억 미만) 전에 하고, 그 경우 공고는 설명회 전일부터 7일 전에 나옵니다.
- 기술·가격 제안서 제출 방식 — 구분 제출·동시 제출 여부와 제출 기한. 제안서 마감과 입찰 마감이 다른 공고가 있어 놓치면 한 가지만 낸 셈이 됩니다.
- 입찰참가자격 — 협상 방식이라고 자격이 없는 게 아닙니다. 지역제한, 중소기업자 확인 등 참가자격이 그대로 붙어 있습니다. 협상 공고라고 자격을 안 보고 들어가면 그 자체가 무효 입찰입니다.
5. 제안서는 어디서 점수가 새나가는가
- 과업지시서를 그대로 베껴 쓴 제안서 — 정성 60점은 과업의 문제를 이해하고 풀이를 제시한 만큼 나옵니다. 요구사항 나열만 있는 제안서는 항목당 하한점으로 수렴합니다.
- 일정·인력이 과업과 안 맞물림 — "전문인력 2명 투입"만 있고 언제 무엇을 하는지가 없으면 감점입니다. 1인 사업자라면 대표가 하고, 나머지를 누가 언제 도맡는지까지 적어야 합니다.
- 용역근로자 보호지침 항목 방치 — 단순노무가 일부 포함된 용역은 이 지침 준수 여부가 평가에 들어갑니다. 별거 아닌 문서 한 장이 배점 그대로 차이납니다.
- 가격을 감정적으로 씀 — 위 산식대로 80% 아래로 떨어지면 값 점수가 깎입니다. 역산하면 적정선이 나옵니다.
- 서명·날인·증빙 누락 — 협상 공고는 서류 양식이 제안서·입찰서·적격성 서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하나가 없으면 그 자리로 점수가 사라집니다.
6. 떨어졌을 때
- 합산 70점 미달 → 순위 자체가 없습니다. 다만 그 공고가 재공고로 오면 배점이 조정되는 경우가 있어 이전 공고의 배점표와 비교하십시오. 그리고 다음을 위해 정성 항목의 배점 구성(어느 항목이 몇 점인지)을 기록으로 남겨 두십시오. 같은 기관의 같은 종류 사업은 배점이 비슷하게 재사용됩니다.
- 순위에는 들었으나 협상이 결렬 → 협상 대상자에게 통보되는 사유는 과업 조정 요구입니다. 가격만 내려는 자세로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제안서 내용 조정(인력·일정·산출물 범위)에 열의를 보이다 결렬되는 게 남는 협상입니다.
- 가격이 추정가격+부가를 초과 → 그 자리에서 협상적격에서 빠집니다. 입력 실수로 많이 생깁니다.
- 1순위인데 계약 못 함 → 협상이 성립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고 차순위로 넘어갑니다. 순위가 뒤로 밀려도 협상적격 통보를 받았다면 제안서 내용으로 할 수 있는 보완이 무엇인지 정리해 두십시오.
참고로 이 방식은 예정가격 작성을 생략할 수 있어, 공고에 예정가가 없고 추정가격만 보이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격 산식의 기준이 곧 추정가격+부가가치세입니다.
7. 오늘 기준, 이 방식을 쓰게 될 사업 예시
이번 주 신규·마감 후보 중 협상 방식의 전형에 들어가는 공고 몇 개만 예로 듭니다. (금액은 표본 기준이며 실제 방식은 공고문에서 확인)
-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 및 AX 개발 사업 감리용역 — 한국석유공사 / 약 2.99억 / 마감 2026-10-27 · 시스템 감리는 제안서 평가의 대표 영역
- 2027 베오그라드엑스포 한국관 참가사업 원가 검토 용역 — 코트라 / 1.6억 / 마감 2026-09-29
- HRD4U 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 감리용역 — 한국직업능력연구원 / 약 1.10억 / 마감 2026-09-29 · 1억 대역은 공고·설명회 기간이 10~20일 구간이라 제안서 준비 기간이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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